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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0 22:01

뛴다는 것

조회 수 11203 추천 수 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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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클럽에 가입하고 뛰기 시작한지도 어느덧 3년째...
남들이 겉으로 보면 달리기는 다 똑같은 달리기인데 나자신의 내면적인 성찰하에는 전혀 다른 여러가지의 과정을 거쳐 온것 같다. 
3년전 운동 부족, 골초, 술고래, 뚱땡이일때 건강과 좀더 나은 몸매를 위해 달리기를 시작하였고 막상 마라톤 클럽에 용기를 내어 가입하고 새벽에 일어나서 뛰기 시작하니까 새벽의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뛰는 시간은 명상의 시간, 기도의 시간, 삶에 대한 감사의 시간이 되어 나를 바꾸어 놓기 시작하였던것이 너무 좋았다.
그러다가 다음에는 NYRR에서 주최하는 각종 race들, 특히 다섯개 borough에서 하는 half marathon과  미친듯이 질주하던 Wall Street 5K run, 각종 4-5 mile짜리 Central Park에서의 대회들에 나가는게 너무 재미 있었다.  그 다음은 잊을수 없는 나의 첫 full marathon!  시합전의 두려움과 설레임과 걱정들. 시합후의 성취감과 고통과 쾌감의 말로 표현 안되는 묘한 조화와 드디어 해냈다는 기쁨과 자랑스러움.
그러나 곧 그 자아도취와 자만심에 빠져 연습 게을리하고 무모하게 다음해 marathon에 나가 주제넘게 over pace하다가 중간에 포기하고 절름발이처럼 걷다가 주저 앉아버리고 울어버린 씁슬한 기억에 한동안 오기로 뛰었던적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달리기가 지겨워지고 의무감처럼 느껴지고 기록을 위해 핵핵거리며 뛰다보니 심각한 자해행위 이상의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그놈의 NYC Marathon을 나가기 위해 해야하는 9번의 qualifier race하는것도 아주 짜증나는 일이었다. 특히 끝나고 파킹 티켓 먹었을때는 내가 왜 이짓을 하고있나 하는 생각도 하였다.
그러다 그만 뛸려고 하였는데 꼴에 어느덧 한 2년 뛰었다고 몸에 인이 배겼다고 뛰다가 안 뛰려니까  온몸이 찌뿌둥하고 살이 뒤룩뒤룩 찌는게 도저히 안뛸수는 없었다.  그래서 다시 마음다시 다잡고 뛰려고 하는데 하는일이 바빠져서 자주 못 뛰게 되니까 가끔 뛸때마다 만회하려고 조금 장거리를 뛰니까 2년동안 달려도 안빠지던 살이 드디어 빠지기 시작하는것이 아닌가! (지금은 다시 조금 쪘지만.) 고작 한 5-6 파운드지만 나혼자 빨가벗고 거울앞에 서서 (상상하지 마세요.) 마치 몸짱이라도 된 착각에 황홀에 하는 맛에 열심히 뛰었고 지난번에는 나름대로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왔다.
지난 3년간을 돌이켜보니 그때의 느낌과 지금의 느낌은 너무나 다른것 같은데 인생의 모든 것이 그렇듯이 항상 초심을 잃지 않는것이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일인것 같다. Over pace, pace maker, 때로는 같이 때로는 따로 가야만 하는 running mate들, 욕심, 좌절, 고통, 희열, 자만심, 두려움, 배움등등 너무나 인생과 닮은 스포츠 마라톤...지난 3년처럼 앞으로 30년도 달리기를 기대해본다.

Jeff Yi
  • ?
    byoung 2009.05.21 06:04
    마라톤 사랑에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마라톤이 인생의 동반자가 되주기를 바라며
    4년전 첫마라톤 완주후 소식이 없어던 김영남 회원이 건강을 위하여 다시 마라톤을 시작하겠다는
    반가운 전화를 받았읍니다. 우리모두에게 용기를 줍시다   힘 ------------
  • ?
    daviddad 2009.05.21 20:59
    달리는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너희 것 이니
    여기 까지 뛰어 올래?
  • ?
    saturn1218 2009.06.18 17:18
    대단하십니다. 어떻게 그렇게 잘 뛸 수 있어요?  꿈에 그리던 보스턴도 가시구요. 작년 얼바니에서 보았을때
    보다 더 살이 빠진것 같습니다.  요즘 열심히 저도 몸을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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