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7일부터 뉴욕시 도로의 차량 제한속도가 현행 시속 30마일에서 25마일로 낮춰진다.

빌 드블라지오 시장은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을 줄이기 위한 ‘비전 제로(Vision Zero)’ 정책의 일환으로 지난 7일 시의회에서 가결된 이 같은 내용의 조례안(Int 466A)에 27일 서명했다. 

시장은 서명식에서 “뉴욕시 가정과 어린이들이 더 안전하게 됐다”며 “이는 ‘비전 제로’의 달성을 위한 큰 진전”이라고 말했다.

이날 조례 제정으로 별도의 제한속도가 지정되지 않은 시내 도로에서 시속 25마일의 변경된 제한속도가 적용된다. 

다만 주정부가 관리하는 고속도로 등은 제외돼 더 높은 제한속도가 적용되며, 학교 앞 등 ‘슬로 존(Slow Zone)’으로 지정된 곳은 시속 20마일 등 더 낮은 제한속도가 적용된다.

교통문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차량 제한속도를 시속 30마일에서 25마일로 낮출 경우 교통사고를 당한 보행자의 생존율이 두 배로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실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현재 뉴욕시 도로의 95%가 제한속도 시속 30마일 이상인데, 조례 시행으로 90% 이상의 도로가 시속 25마일 이하로 제한된다고 밝혔다. 

제한속도 변경에 맞춰 시정부는 50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해 내년 말까지 약 3000개의 교통 표지판을 새로 설치할 예정인데, 우선 시내로 들어오는 진입로와 주요 교량·터널, 공항, 고속도로 출구 등에 먼저 설치하게 된다.

뉴욕시는 또 신호등의 신호 변경 주기를 재조정하는 등 후속 조치에도 곧 착수할 예정이며, 뉴욕시경과 교통국은 이미 온·오프라인으로 제한속도 변경에 대해 대대적 홍보에 착수했다.

특히 30일에는 시의원 전원이 자동차 보험회사 가이코와 전미자동차협회(AAA) 후원으로 1000여 시민단체, 종교기관, 커뮤니티보드 등과 손잡고 지역구 주민들에게 수십 만 장의 홍보 전단지를 배포하는 행사도 개최할 예정이다.

고속도로를 제외한 뉴욕주의 도로 제한속도는 지난 1964년 주의회가 제정한 법에 따라 시속 30마일 미만으로 내릴 수 없다. 하지만 인구 100만 명 이상인 도시가 자체적으로 제한속도를 시속 25마일로 변경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이 지난 6월 주의회를 통과해 8월 주지사 서명을 받았다. 시의회는 이를 근거로 이달 초 조례안을 발의해 통과시켰다. 

박기수 기자 kspark206@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