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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타계 하신 스님의  수필집에서 옮겼읍니다.


10 여 년 전  다시 산으로 돌아올무렵, 할일이 많은데 어째서 산으로 들어 가려느냐고 묻는 친지들에게

나는  이렇게 답하곤 했었다.   산으로 돌아가 잠이나 실컷 자려고 그러네.  사실 시정의 절간에 머무는

6 ,7 년 동안 나는 늘 잠이 모자랐다. 이 일 저 일에 상관하느라고 밤늦게 잠자리에 드니 숙면이 될 턱이 없었다.

그리고 밤늦게 까지 절 앞길로 질주하는  차소리  때문에도 깊이 잠만  잘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나 막상 산에 돌아와 살게 되니 잠만 잘 수가 없게 되었다.  산에서는 산에서 대로 할일이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손수 끓여 먹고 도량이라도 가꾸자면 푹 쉴  여가가 없다. 가끔 혼자서 하는 푸념이 있다. 어디 가서

더도 말고 한 댓새 해놓은 밥 좀 얻어 먹으면서,  날마다 더운물에 목욕을 하면서 푹 좀 쉬었으면 좋겠네 라고.

내 복에 어디 그럴수 있으랴 싶어 그것은 한낱 희망 사항으로 남을 뿐이다.  피로를 푸는  일은 잠이 제일임을

우리는 누구나 알고있다.  한잠 푹자고 나면 다시 생기를 돌이킬 수 있다 . 그럴수 있으랴 싶어 그것은 한낱

희망 사항으로 남을 뿐이다.  그런데 이 잠이라는 게 습관이 되다 보면  잘수록 더 졸음이 오고 곤하게 된다.

잠자리에 오래 누워만 있다고 해서 피로가 풀리는 것은 아니다.  그 정도가 지나치면 오히려 더 피로가 쌓인다.

모든 일은 길들이기 탓이다.  어떤스님은 하루 두 세 시간밖에 안자고도 말짱하다.  장좌불와 라고 해서 ,

아예 바닥에 눕지 않고 앉은 채 정진하면서 잠깐 졸뿐이다. 그만큼 정신력이 강하기 때문에 육신이 그대로

따르는 것이다.  어떤 주장에 의하면 , 우리들 인간 자체가 하나의 신령스런 영체라는 것.   이 몸은  그 영체에

소속된 그림자라는 것이다.  보통  사람의 경우 한 생애의   3분의1을 순전히 잠으로  보내고 있다.  60 년이

한 생애라면  20년을  잠으로 보낸다는  말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 어떤 사람을 막론하고

살아 있는 시간을 좀더 가지려면 잠자는 시간을 줄일 수 밖에 없다.  인류사에 빛을 남기면서 살다 간 사람들은,

모두가  한결같이 잠자는 시간을 줄이면서 깨어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진 사람들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절대로 무한 하지 않다.  길거나 짧거나 한정 되어 있다. 그러니 잘사는 사람은 그 시간을 귀하게 여기면서

잘 쓸 줄 아는 사람이고,  잘못 사는 사람은 모처럼 자기에게 주어진 귀중한 시간 임에도 그걸 모르고 죽을

쑤면서 낭비 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은 가는 것이지 오는 것이 아니다. 강물 처럼 한번 흘러가 버리면

다시 되돌아 오지 않는다. 우리는 돈이나 물건은 아까와 하면서도 시간은 아까와 할줄을 모른다.

시간 이란 곧 우리들  목숨의 한토막 아닌가.  이 시간에 대한 관념은 특히 절에서  희박하다.  정해진

시간 약속을 어기기 일쑤다.  이 시간에 대한 관념은  게으름과 상관 관계를  갖는다.  시정에 있는 포교당

같은 데 가보면 시간을 깔아 뭉게면서  탕진하고 있는 광경을 자주 대하는데,  불자라면 다같이 반성할 일이다.

나그네가  한나절의 한가로움을  얻을때, 주인은 한나절의  한가로움을 잃는다는 사실을  명심 하여야 한다.

어리석은사람은 시간을 낭비 하는데 쓰고 , 지혜로운사람은 시간을  선용 하는데 마음을 쓴다.

똑같은 시간을 가지고도 귀한줄 알고  잘쓰게되면 거듭 거듭 창조와  향상의 삶을 이룰수 있고, 시간에대한

자각이 없다면 인생 그 자체가  하나의 소모요, 낭비로 끝나고 만다. 우리는 자기시간도  소중하게 쓸줄

알아야  하겠지만, 남의 시간을 함부로  빼앗는   일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시간을 훔치는 사람 이야말로

큰 도둑임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내 목숨의 한토막을  빼았아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좋은 친구란, 함께 있는 시간을 유용하게 쓰는사람이고 ,  나쁜 친구란,  함께 있는 시간을 낭비하는 사람이다.

한정된 시간 속에 사는 우리는,  가끔 되돌아 볼 줄 알아야  한다.  내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쓰고 있는가 ?

내게 주어진 시간을  얼마나 소모 했고 ,  앞으로  남은 시간은  또 얼마나  될것 인가 ?

흔히들 말하기를 , 새털 같이 많은 날들 두고 뭐 그리 서두느냐고 한다.  이런말은 시간과 목숨에 대한 모독이다.

누가 예측할 수 가  있단 말인가.  오늘은 살아 있다고 하지만  내일을 어떻게 보장 한단 말인가.

그러니 무슨 일이건 미루지 말고  마음 내켰을 때 곧 착수 해야 한다.  임제 선사도 말씀하지 않았는가.

" 바로 지금이지 따로 시간은 없다.   (즉시현금 갱무시절)"   이다음 으로 미루게 되면 현재는 소멸되고 만다.

사람은 현재에 사는것,  바로 지금 이 자리 에서 이렇게 사는 것이지, 과거나 미래에 사는것은 아니다.

 "오늘"  이라고 할 때   이미 석양임을 알아야 한다.  그러기 때문에 무슨일 이든지 아침에 행하라는  것이

옛 어른들의 교훈이다.  시간은 가는 것이지 오는 것이 아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헤아려 보라.  어찌 마음 놓고 잠에 빠질 수 있겠는가.      (1986년 6월)


P.S.   성당 에서 만난 어린 소년  소녀가 ,  소년이 1975 년 한국을 떠난다고  소녀가 선물로 준 

         김형석  교수님의  수필집 한권과   법정 스님의 '영혼의 모음'  한권을  하얀 손수건 마냥  줬는데

         소녀는 지금의  마눌님이 되어 있고  그 당시 받았던  책 두권은 미국 생활에서 수백번은 읽었으리라

         생각 되는데,  그   책속의   법정스님 사고방식이  너무 건전해서  그 후  모든  법정스님의

         출판물을 사서 읽게 됩니다.  그중 에서도 다른 사람들이 같이 본 받을 게 있다면,

         같이 나누자는 생각으로  글 올림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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