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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08 14:07

첫 half marathon 도전기

조회 수 7148 추천 수 0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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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f marathon 도전기


   신이 내려주신 가장 원초적이면서, 가장 고급스러운 스포츠는


   마라톤임에 틀림없다. 온몸의 근육은 모두 사용하고 거기에


   은근과 끈기, 지구력, pace 조절 능력, 거기에 겉으로 보기에는


   개인운동 같지만 수천, 수만 명이 함께 어우러져 이루어지는 인간의 물결,

 
   그렇게 경쟁하며 응원하고, 밀어주는 단체운동이기도 하다..


   끝없이 요구되는 인내심, 용기, 도전, 경쟁심 그리고 쌓여지는 호연지기.


 

오월의 첫째 주 일요일은 이슬비로 온 세상이 축축했다.


   오늘이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길게, 가장 바르게 뛰는 개인적으로는


   역사적인 날이 될 것임이 틀림없다. 민소매 tank top으로 그 동안


   마라톤, 테니스, 골프, 스노우보드, 웨이크보드, 패러글라이딩, 승마 등으로


   잘 단련된 몸을 살짝 드러내 보이는 맵시를 내는 것도 하나의 기쁨이었다.


 

7000 명 정도의 참가자가 start 라인에 섰다.


   까치님과 함께 start 라인에 선 나는 정각 8 시에 총성이 울리자


   달리기 시작했다. 7000 명이 한꺼번에 물결 져 뛰어가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그 안에 한 방울의 물방울이 되어서 뛰는 것이 이렇게 멋진 일인 줄 예전엔


   미쳐 몰랐었다. 이슬처럼 영롱한 7000여 물방울은 누구도 조연은 없었다.


 

그렇다 여기 물결이 되어 뛰어가는 모든 사람들은 다 제 몫의 역할을 하는


   주연들이다. 그래서 연도에서 응원하는 사람들의 박수도, 선두를 달리는 선수나


   뒤떨어져서 숨을 헐떡거리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뛰어가는 선수에게나 똑같이


   쳐주었다. 박수를 받는 것 정말로 신이 나는 일이다.


   스스로 좋아서, 자기의 건강을 지키려 하는 일인데도 이렇게 박수를 받으니


   쑥스럽기는 하지만. 아마 저들에게는 오늘 우리가 선망의 대상 임에 틀림없다.


 

그 동안 센추럴팍을 두 바퀴 도는 12 마일은 몇 번 뛰었고, half marathon


   처음이었지만 내심 기록도 욕심이 생겼다. 두 시간 안에 들어오면 성공이라고


   생각했고, 한 시간 오십 분 정도를 목표로 삼았다. 그리고 혹시 최선을 다하면


   한 시간 사십 분까지 가능하지 않을까도 생각했다. 마일당 9 분대면 두 시간에


   들어올 것이고, 마일 당 팔 분 삼십 초면 한 시간 오십 분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 시간 50 분에 딱 들어왔으니 목표 달성이었다.


 

얼떨결에 줄을 선 것이 앞 쪽의 상급자 그룹에 섞여서 뛰기 시작했다.


   남들보다 뒤쳐지는 것은 역시 기분 나쁜 일이다. r래서 초반에 선두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뛰느라 여간 힘들지 않았다.


   초반 6 마일 까지는 선두그룹을 유지하며 달렸다. 그러나 생 초보가 얼마나


   오랫동안 버티겠는가? 8 마일을 지나면서부터는 이제 나를 앞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그냥 지켜보아야 했다. 그래도 10 마일까지는 별생각 없이 뛰었는데


   그 다음 1 마일 사인은 왜 그리도 안 나오는지!


    10
마일에서 11 마일을 뛰면서 나는 그 동안 고난과 역경마다 삶을 지탱해준


   인생관을 되씹는 철학자가 되었고, 11 마일에서 12 마일을 뛰면서 나는 그리


   간단치 않았던 세월의 대하소설을 쓰는 소설가였으며, 12 마일에서 골인 지점


   까지는 아름다운 미래를 노래하는 시인이었다.


 

인생에 있어서 동업자, 동반자가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늘 도전정신을 자극하고, 경쟁심을 유발하며, 인내심의 모범을 보이고,


   때론 용기를 북돋아주며, 응원을 아끼지 않으며, 같이 호연지기를 샇아가는


   까치님께 진정으로 감사를 전하고 싶다. 물론 뚜게비님도 만만치 않은


   동업자임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 ?
    jungnami 2009.05.08 22:29
    정말 잘 뛰었네요.
    half를 첫 번에 2시간 안(內)에 들어오는 게 full marathon 3h30m 보다 힘든 건데....
    참 잘 뛰셨어요.
    계속 분발하세요.  
    힘 !!!  ^^
  • ?
    소리가나 2009.05.08 22:42
    감사합니다. 더욱 분발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땡칠이 2009.05.09 01:19
    ☆━━━━━━☆
    ┃호ㅏ○ㅣ∈ㅣ┃
    ☆━━━━*○*☆
  • ?
    kwangsoo 2009.05.10 21:47
    헉!
    아직 가시지 않은 혼자만의 엷디엷은 미소와 흥분으로
    꼬리글을 올립니다.

    맛깔나고 보드라운 후기.
    제가 알고 있는 모든(?)  사자성어를 대입시켜도
    형언할 수 없는 글. 

    이 밤 내내 그 흥분을 토닥일래요.
  • ?
    상감마마 2009.05.12 14:52
    첫 완주를 2시간 50분에 성공한 형님께 축하에 박수를 보냅니다.
    처음 한걸음부터 마지막 한걸음까지 그 속에 감춰진 고통, 살아있다는 기쁨,
     달리지 안고서는 느낄수 없는 흥분과 쾌감까지도  그동안 흘린 땀방울의 산물이라 
    생가합니다.
    앞으로도 부상없는 행복한 달림이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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