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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과 절벽의 사잇길을 달리다.

 

한겨울 조지워싱턴 브릿지 위로 떠오르는 해는 늦잠을 자다 이른 손님을 맞으러 옷 매무새를 서둘러 추수리며 나오는 시골 해장국집 젊은 아낙처럼 부스스하게 떠올랐다. 그러나 순식간에 시골 젊은 아낙의 신데렐라 변신처럼 허드슨 강변의 풍경은 경이로운 모습으로 눈에 들어왔다.

 

언제나 넉넉하게 차있는 강물, 잔잔한 물결, 그 위를 평화롭게 오가는 물새, 오늘은 기온이 영하로 추었지만, 바람마저도 순하게 불었다. 뒤를 돌아보니 깎아지른듯한 팰리사이드 절벽이 대갓집 병풍처럼 아득하게 펼쳐져 있었다.

수많은 전설을 머금은 허드슨강물은 조지워싱턴 다리 밑으로 아침 산책을 나온 사람의 바쁘지 않은 걸음걸이 속도로 흘러가고 있었다.

 

우리는 이 열 종대로 대열을 지어 선사시대 빙하가 지나간 흔적인 강과, 깎아지른 절벽 사잇길을 군가를 부르며 뛰었다.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 일도 많다만…” 머리에 눌러쓴 털모자에선 땀과 김이 나와 하얗게 서리가 내렸다.

장갑을 낀 손이 처음에는 조금 시렸으나 얼마 가지 않아 열기가 솟았다. 우리가 뿜어내는 열기가 지구온난화의 요인이라고 우기면 어쩌지?

권이주 회장님의 선도로 여럿이 이렇게 대열을 맞춰, 속도를 맞춰 뛰니 강과 절벽 사잇길의 악명 높은 경사도 힘이 덜 들었다.

회장님 엉덩이가 참 섹시하시네요. 난 마라톤을 뛰면서 힘들 땐 멋진 여자의 엉덩이를 보면서 뛰는데 오늘 보니 남자들 엉덩이도 멋지네요, 회장님 정도되려면 얼마를 뛰어야 하나요?하며 규대씨가 익살을 부렸다.

60이 넘은 남자도 저렇게 꾸준히 운동을 하면 남자가 보기에도 매력적일 수가 있구나! 우리는 선두를 바꾸면서 계속해서 뛰었는데 앞에서 뛰는 사람들 모두가 울퉁불퉁한 다리근육과 매끄러운 엉덩이들이 미켈란젤로의 조각상처럼 멋지다.

 

이렇게 공기 좋고, 경치 좋은 강과 절벽의 사잇길을 우리들은 마치 일급수에서만 사는 은어처럼 팔딱팔딱 헤엄치듯 뛰었고, 가파른 경사길은 폭포수를 뛰어오르는 연어처럼 힘차게 뛰어올랐다.

난 본능적으로 물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한다. 물을 바라만 봐도 마음이 씻기는 것 같아 좋다. 그리고 이렇게 힘차게 뛰어 땀으로 몸 속의 노폐물을 뿜어내어 몸 속을 정결하게 하니 얼마나 좋은가?

 

세월의 주름살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 강물과, 67 세의 나이가 믿어지지 않게 활기차게 뛰시는 분과 나란히 뛰면서 자연과 우리가 하나가 되는 물아일체가 되어간다. 일급수에서만 사는 물고기처럼 건강하고 활기차게 인생 120 수를 사는 첫 세대로서의 준비를 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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