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페이지의 아침을 열면서
마라톤은 기본적으로 개인운동이다. 거기에는 고독이 있고, 침묵이 있다.
그러나 그게 전부가 아니다. 사람은 군집동물이다. 사회적 동물이다. 사람으로부터 상처를 받고 스트레스를 받지만, 사람으로부터 행복을 얻고 기쁨을 얻는다. 사람을 통하여 진정한 자신의 가치를 부여 받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동류항을 만들어 만나고 뭉친다.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를 만들어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지는 아무리 과장을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사람들과의 적당한 경쟁을 통하여 자극을 받고 발전을 하기도 한다. 서로 정보를 교환하면서 지식과 지혜를 늘려간다.
오늘은 특별히 롱 아일랜드 회원과의 친목을 위하여 맨하탄 센츄럴 팍에서의 모임을 롱 아일랜드로 장소를 바꾸었는데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회원들이 모였다.
전반은 아주 천천히 담소를 나누면서 달렸다. 달리면서 사는 이야기도 나누고, 달리기 정보, 건강 정보도 나누면서, 초겨울 오솔길에 마주치는 사람들과 인사도 건네고, 배터리가 다 되가는 시계바늘처럼 아주 느린 속도로 낙엽 떨어진 길을 달렸다.
Long Island Expressway를 타고 동쪽으로 가다 135 번으로 바꾸어 타고 Bethpage 주립공원 입구에서 모였다. 후러싱에서 출발할 때는 화씨 35 도 이었는데 그곳에 도착하니 26 도이었다. 올해 처음으로 만나는 영하의 날씨였다.
베스페이지 주립공원에는 다섯 개의 퍼브릭 골프 코스가 있고, Polo 경기장이 있다. 그 중에서 Black course에서는 US OPEN 골프 대회가 열리기도 하는 유명한 코스이다.
우리들은 Yellow course 옆에 모여서 Bethpage PKWY와 나란히 뻗어있는 자전거 하이킹 전용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Southern State PKWY를 지나 Merrick RD까지 편도 5.5 마일 왕복 11 마일을 달리는 멋진 코스이다.
가끔 자전거들이 쌩쌩 달려서 위헌하긴 하지만 공기가 맑은 숲 속 오솔길을 몇 개인지 셀 수 없는 다리를 지나, 흐르는 개울물을 따라서 호수를 여러 개를 지나가는 멋진 코스이다.
호수에는 천둥오리와 백조가 한가로이 이른 아침 햇살을 즐기고 있었다. 부지런한 낚시꾼들이 꽤 여럿이 보이는 것이 고기가 많이 잡히는 모양이다.
나는 물을 보면 어머니의 양수에 있을 때와 같은 편안함 같은 것을 느낀다. 바다와 강과 호수 그리고 시냇물을 바라보며 늘 아늑한 세계로 빠져들곤 한다. 바다가 바라보이던 주문진 횟집에도 잔을 기울이던 소주 맛과, 하얀 눈 내리던 춘천호를 바라보며 홀짝거리던 커피향은 아직도 기억에서 아련하다.
백조가 노니는 호숫가의 아침을 마라톤 동호인들과 함께 달리면서 풍성한 행복을 수확한다. 오늘 아침 Thanksgiving Day Weekend에 사람으로부터 행복과 기쁨을 얻고, 자연으로부터 편안함과 아늑함을 누리는 감사한 일이 넘친다.
이제 라디오에서는 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려 퍼지고 집들은 크리스마스 전등으로 장식하고, 사람들의 손에는 쇼핑 가방이 한아름씩 들려있는 연말연시이다. 늘 같이 있어주어 감사하고, 힘이 되어 주어서 감사한 사람들.
뉴저지에서, 퀸즈에서, 그리고 브르클린에서, 이곳 롱 아일랜드에서 함께 모여서 뛴 30여 명이 Dinner 레스토랑에 가서 함께 식사를 하면서 이어가는 이야기도 오늘 우리가 달린 거리보다도 더 길게 이어졌다.
좋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좋은 이야기는 삶에 지침이 되는 꼭 필요한 양식이 되어 줍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