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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14 05:02

500 생의 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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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의 짐승이 사라져 가고 있다.  노루와 토끼 본 지가 언제인가.

철 따라 찿아오던 철새들도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여느 해 같으면 지금쯤 찌르레기와 쏙독새,휘파람새 소리가 아침저녘으로 골짜기에 메아리를 일으킬 텐데

그런 소리를 들을 수 없어 산과 들녘뿐 아니라 산에 사는 사람의 속도 가뭄을 탄다.


8 세기 중국에서 최초로 수도 생활의 규범을 마련하고 수도원을 세운 백장 스님은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않느다 '는 시퍼런 규범을 몸소 실천한 분이다.

그의 주변에는 삶의 교훈이 많다.


백장 스님의 설법이 있을 때마다 항상 노인이 뒷자리에서 법문을 듣다가 대중을 따라 물러 갔다

그런데  어느 날  법문이  다  끝났는데도 그는 물러가지 않고 그자리에 남아 있었다. 

백장스님이  "거기 남아 있는 이는 누구인가  ?"  라고 물었다.  

노인은 ,   " 예 저는 사람이 아님니다.아주 오랜 옛날 이 산에서 살았는데

어느 날 제자 한 사람이  '수행이 뛰어난 사람도 인과에 떨어 집니까  ?  ' 하고 묻기에  제가 답하기를

'인과에 떨어지지않는다 ' 라고 했읍니다.

그때부터  저는 500 생동안 여우의 몸을 받아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큰 스님 께서  바른 법문으로 

이 여우의 몸을 벗게 해 주소서."  라고 간청 했다.     스님은 그때 처럼 다시 물으라고  일렀다.

"수행이 뛰어난 사람도  인과에 떨어 집니까  ?"   스님이 답했다.     "인과에  어둡지 않다. "

노인은 이 말끝에 크게 깨닫고 스님에게 말했다.

"큰 스님의 한마디로  저는 여우의 몸을 벗게 됐읍니다.  벗은 몸은 이산 너머에 있으니 원컨대

죽은 스님을 천도 하는 법식대로 해  주소서. "

백장스님은 대중을 맡아 돌보는 유나에게 점심 공양후에 죽은 스님의 장례식이 있을 거라고 일렀다. 

앓는 사람이 없었는데 장례식이라니 다들 의아하게 셍각했다.

공양이 끝나자 큰스님은 대중을 이끌고 뒷산 바위굴로 가 주장자로 죽어 있는 여우를 끌어내어

그 자리에서 화장  했다.

그날 밤 백장 스님은 위의를 갖추고 법상에 올라가 낮 동안에 있었던 전후 사정을  대중에게 말씀했다.

이때 큰 스님의 맏 제자인 황벽 스님이 물었다.    "노인은  그 옛날 묻는 말에 잘못 답하여  500 생 동안이나

여우의 몸을 받았다는데,  만약 그때 바르게 답했다면 그 노인은 무슨 몸을 받았을까요  ?"

백장 스님은 말했다.     "이리 나오너라. 그노인을 위해 일러 주마."    황벽은  큰 스님 곁으로  가까이

다가가면서 갑자기 스승의  옆구리를  쥐어 박았다.

이때 백장 스님은 손뼉을 치며 크게 웃었다.      "달마의  수염이 붉을 거라고 생각 해 왔는데

이곳에도 붉은 수염의 달마가 있었구나.  "

남을 지도 하는 사람이  말 한마디 잘못 하여 500 생 동안 여우 몸을 받았다는 이 법문이 우리에게

무엇을 뜻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남의 물음에 바르게 답하고 있는가.  잘못 답 하고 있지는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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