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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발을 허드슨 강물에 담그다.

 

허드슨 강변을 17 마일을 달리고 양말을 벗고 강물에 지친 발을 담갔다. 수 백 마일을 흘러왔어도 아

직도 호흡이 부드러운 거대한 강물의 기를 받으러 강물에 발을 담갔다.

오늘은 그 동안 기승을 부리던 추위가 한결 꺾여서 아침 기온도 영상으로 올라서 마음도 따뜻하다.

울을 머금고 흐르는 강물에 발을 담그자 그 혹독한 추위에도 꽁꽁 얼기를 거부하고 도도히 흐르는 강

물의 시려 움이 금방 가슴으로 전달되었다.

발을 담근다는 것은 어떤 단체에 가입한다든지, 어떤 일을 시작한다는 의미로 많이 쓰인다.

차가운 강물에 발을 담그고 마라톤에 발을 담근 지난 일 년여를 되돌아 본다. 강물은 유구하되 내게는
 
정신과 육체의 많은 변화가 있었다. 얻은 것은 자신감이요 잃은 것은 뱃살, 건강지수 행복지수 팍팍 올

라갔고 불면증 콜레스테롤 혈압 다 떨어졌다.

강물이 씻어내고 빽빽한 나무가 걸러낸 오르가닉 공기를 심폐 깊숙이 들이마셔 온몸 구석구석 주입하

면서 절벽이 근위병처럼 도열해 있는 길을 국가원수 사열하듯이 달리는 것은 멋진 일이다.

오늘은 회장님과 규대, 염기섭씨 그리고 나 이렇게 넷이서 뛰었다. 팔씨름을 할 때 처음에 팔만 잡

아봐도 그 사람의 기를 알 수 있는데, 오늘 처음 뛸 때부터 염기섭씨의 기가 만만치 않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이 친구 마라톤에 발 담근 지 채 몇 달도 안되었는데
. 첫 샅바잡기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부담감 없는 Fun Run을 이야기하지만 수컷들에 내재해 있는 경쟁본능을 어찌하랴. 약간의 경쟁이 가

미 되야 Fun Run이 되는 걸! 그리고 이런 선의의 경쟁이 우리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임이 분명하다.

염기섭씨 겨우내 회장님과 함께 족집게 특별훈련을 하더니 달라진 모습이 무척 좋아 보였다.

남자가 보기에도 늘씬하게 빠진 몸으로 저렇게 열심히 하니 실력이 안 늘래야 안 늘 수가 없겠다. 열심

히 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그리고 향상되는 모습은 더 아름답다.

오늘도 대열을 맞추어 경찰서 언덕 중반까지는 올라갔다. 거기서부터 내가 먼저 앞으로 조금 치고 올

라가는데 어느새 언덕을 뛰어오르는 사슴처럼 염기섭씨가 금방 저 앞으로 치고 나가는 것이 아닌가?

염기섭씨 또 기분 나빴어!

돌아올 때는 회장님이 먼저 스피드를 내시자 처음 얼마간은 쫓아가려 애썼는데 금방 쳐지기 시작했다.
 
오늘은 이규대씨가 감기몸살 후라 후반 들어 체력이 떨어지나 보다. 그간 휴식도 없이 너무 열심히 하

더니

그리고 염기섭씨는 앞으로 치고 나가는데 초반에 알아 본 바와 같이 영 잡히질 않고 더 멀어져 간다.

오늘 내내 그의 등 뒤에서 쫓아가며 좋은 경쟁상대를 만난 즐거움에 젖었다. 넘어야 할 좋은 산이 한

동네에 있는 것은 좋은 일이다.

어릴 적 발을 담그던 한강과 주말이면 늘 오르던 도봉산이 그립다.

  • ?
    상감마마 2010.01.19 15:40
    대단들 하십니다...
  • ?
    franky 2010.01.20 19:12
    ㅎ~ㅎ~ㅎ~ 옆에 와이프가 배꼽을 잡으며 웃네요."이 아저씨 정말 ~쿨~하고 멋있는 아저씨" 같다고~
    강 형님 글은 옛날 연애편지 읽듯이 다 읽고 또 재미있고,정말 글 재주가 보통이 아니네요.(소설 한번 써 보시지)
    까마득히 먼 신참이 앞을 지나가면 그날은 엉덩이 불 나는 날인데???여기 마라톤 클럽은 누가 군기 잡을건지?
    혹시 군기 대장이 상감마마???
    강 형님의 각오가 대단하네요.저도 내일 허드슨강에 가서 발좀 씻고 와야겠네요.
    새해 각오도 새로이 할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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