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내가 어제 몰한거지? ^^

by sian posted May 1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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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뜨자마자 젤 먼저 든 생각입니다
꿈인가?? 내가 몰 하긴 한거야??? 헤헤 꿈꾼듯 믿어지질 않아요~~
정말 행복합니다~~~  전날까지도 으으~ 이 몹쓸 내발,,하며 못난 발을 책망했는데요
얘가 다행히 당일 잘 견뎌주어 정말 고맙고 미안하고 그래요~ 헤헤
우선 젤 먼저 피가되는 조언주시고 아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이끌어주시고 응원해주신 모든 모든 분들께 감사인사 드립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의기소침 어느정도 포기하고
그래도 작은 소망 아니 미련은 남아서
Half만이라도 천천히 달려보자 맘먹었어요
거의 꽁찌에서 기어가다시피하는 저를 버리지않고 델꼬 가주신 지부장님께도 큰 감사드리고요
다리를 의식한 탓에 아주아주 천천히 달려 2시간 30분만에 조금은 긴 시간이었지만
Half 피니쉬 라인을 밣고 나니 정말 고민이 되는거예요
아직 몸에 남은 힘들이 팔딱거리는데 그냥 멈추어버리면 그 감당이 더 어려울것 같은,,,
완주는 못하더라도,, 가보는데까지만 가보자
그러고는 혼자 다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실은 얼마못가서 15마일쯤,, 아~ 그냥 멈출걸 생각했어요 ㅋㅋ
그때부턴 아니 이 땅은 왜이렇게 기울어진거야~~ 모냥 오르막길 없다더니
이건 모 허드슨밸리잖아~ 툴툴대며 가다보니 17마일~
이게 참 신기해요~ 마일 싸인이 절 뛰게 하는듯 애인마냥 기다려지고 보고싶고 ^^
분명히 17마일 싸인을 봤음에도 내내 다음 싸인은 몰까?  혹시 19마일 싸인이진 않을까?
당연히 18마일 싸인인데도 혹시 내가 싸인하나를 못보고 지나쳐 혹 2마일을 깜쪽같이 달린건 아닐까~~ 히
18마일째부턴 허리가 끊어질듯 아프고 발은 아주 화가  잔뜩난듯 씩씩거리고요~~
근데 2마일만 더가면 여직 한번도 보지못한, 한번도 뛰어본적 없는 20마일 싸인이 기다리잖아요~~
그렇게 20마일째,, 와~ 인제부터 센트럴팍 한바퀴만 뛰면 완주라 이거지~~ 우히히히~
22마일,, 점점 기다리는 싸인은 아무리 아무리 달려도 나오지 않고
자꾸만 이 경찰아저씨들 너괜찮니? 달릴수 있겠어? 막 유혹하구요~~
배는 고프고,, 괜히 걷고 싶으니까 게토레이 마시고 물 마시고~ 여기서 오바하면
완주한다해도 한 3~4개월 절룩발이가 될지도 몰라 몸을 사려야지,, 스스로 합리화도 시켜놓고
아주 아주 정직하게 딱 딱 나와주는 마일 싸인을 보며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보자 보자 해봤다가
그래그래 니가 무슨죄니~ 이래가믄서,,, 24마일이 되니 마음이 급 평온해지면서
2마일 남았구나~ 얼굴에 화색이 도는거예요~ ㅋㅋ 나도 참,,
저앞에 마중까지 나와주신 지부장님 ^^ 또 감사합니다
25마일 싸인을 만나고 아 인제 1마일~~~~ 쫌만 더 가면 돼 하시는데 가도가도 끝이없고
요기만 돌면 끝이야 하시는데 고기를 돌아도 끝이아니고 인제 다왔어 하시는데 또 가고
조기 들어가서 쪼끔한 운동장 하나만 돌면돼 하시는데 절대 쪼끔하지 않은 운동장~ ^^ ㅋㅋ
그래도 Finish Line 딱 보이고 아자아자 힘 외쳐주시고~ 와~ 정말 감격이였어요~
기록이라고 하기엔,, 히히 5시간 15분도 넘는 긴시간이었지만 그래도 만족스럽고요 제겐 최고의 기록이라 생각하고요
그 어느날보다 기뻐요~~ ^^
제가 좋아하는 메달 딱 목에 걸고 마치 금메달인냥~ 손에 꼭 쥐고보니
아 달리길 잘했다~~
이런거였어요~~~ 마라톤이란게 바로 이런거라서 많은 분들이 하셨던 거예요~~ ^^
이걸 이제야 알게되다니~ 이 잼난걸~~~ ^^
매번 겪게되는 갈림길들이 아닌 딱 한곳으로 모이는 인생의 꼭지점을 보고온 기분입니다
히죽히죽~~ 하루종일 웃고 있어요~ 온세상이 오늘따라 너무 너무 아름다워요~~~ ^^
완주하신 모든 분들께 축하인사 전하구요~
몸관리 잘 하시고요~ 건강한 모습으로 곧 다시 뵈요~~
감사합니다~~~ 아자아자~~ 마라톤 포에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