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C 60킬로 대회 참가 후기

by Kwangsoo posted Nov 25,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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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즈지부 박현미씨의 두 번 째 60킬로 도전 후기를 옮겨 적습니다.)

오메 단풍 들것네.
타는 듯한 숲 속 붉은 노을들이 손짓할라 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것들,
개나리 봇짐 둘러메고 보리서말 꿰차도 나눌 벗 있으면 저런들 어떠하리오.

어느 해 부턴가 길가 소복(?)쌓여 있는 낙엽군을 보면 그 속에 파묻혀 보고 싶어진다.
겁대가리 없는 인간이 나 말고 그님이 또 있었네.
귀에 익은 목소리 주인공, 출발을 기다리는 조촐한 식구 500여명의 군상들 사이로 
나를 부르는 그이가 있었으니,
의기양양인가 이럴때는 처음보다는 두 번 째가 훨~나아라고 말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여유에 속하는 미소가 살짝 하늘로 향한다.
"오메 할 것 다 하네 그려"

앞으로 지독(?)한 그녀가 될 심산인 권혜순님은 무척이나 긴장이 되시는지 주절주절,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한 번 당해 보세요.!
"꽤나 스릴 넘치는 경험과 처절해 질 몸둥이가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라고
내가 생각해도 난 착한 애는 아니다. 말리자니 아니지 격려해  줘도 시원찮을 판에
건투를 비는 수밖에 남 걱정할 때가 아니다 너라고 별 수 있냐
막판 끝자락을 잡고 "go'를 선택해 버린 우리는 씩씩하고 용감했다
누가뭐래도.

사 마일씩 아홉 번을 돌면 되는데 아무리 숫자 놀음에 취약한 나라도 이정도 쯤이야
그런데 아닌가 보다. 야~~야~~야 첫 번째,두 번째.........그 다음은 다섯 번째 
여기에서 부터 여~영 헛갈리는 것이  6으로 가고 있는지 아직 5가 안 지났는지
내마음은 이미 6으로 갔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서 일까, 남은 3을 향해서 으랴~~차차차~

매일 아침 사 마일을 뛰는 내 다리는 전천후 장갑차라 이미 익숙해진 
기후와 경제속도에 맞춰 RPM 2 이상은 안 올라간다.
고장의 원인이고 개스비도 많이 든다(이건 순전히 나의 생각)
경제속도(?)에 맞춰 7시간을 훨씬 넘기면서 남아 있는 숫자가 '0"이 되고 
모니터 속의 485번은 움직임을 멈췄다.내 두 다리도 함께.

지난밤은 편안하게 잘 잤다.
멍석말이라도 당한양 사방팔방에서 아~야~야!
그렇기도 할거야.당신 몸뚱아리도 아무일 없었지라고 시치미 뚝 떼기에는 무리가 있죠.
돌쇠가 아닌바에야.

노을지는 석양하늘과 단풍 우거진 숲속 그리고 호숫가에 한가로이 떠다니는 오리때를 바라보며,
헤즐럿 향 그윽한 커피 한 잔에 푹 취해본다.
진한 감동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간직하고 보둠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도 미소 지을 수  있음을 안쓰럽고 애처러워해도
나에게 속한 것들이기에 더욱 사랑해야지.
여덟,아홉을 노래하며 달렸던 한 장의 추억이 더욱더 쌉살 달콤해 지는 건 지독한 주인만나
혹사당하고 그것도 모자라 개무시 당해도 처절하게  남아준 내 살과 뼈들이 너무 미워서 일까,!

그리고 한 살을 더 챙겼다. 
"생일 축하혀"
개도 안 물어갈 나잇살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었나 보다.
지지리도 게으르고 몸치인 내가 굴러가고 다듬어지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두 몸뎅이가 천근이 되고 만근이 될 때 쯤 비로소 하늘과 땅,빌딩과 숲,
호숫가 거니는 사람들이 선명하게 다가왔다.
빌딩사이로 비치는 석양 노을은 나를 향해 미소 지으며 다가오는 제비꽃 이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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