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마라톤을 마치고

by 정준영 posted Nov 0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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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3, 뉴욕시 마라톤을 마쳤다. 개인적으로 통산 9번째, 작년( 2012) 11 18 NYC Runs에서 주관하는 부르크린 마라톤을 시작으로 정확히 일년 만에 9번의 마라톤을 달리고, 9번째로 뉴욕시 5개 보로를 달렸다.

 

생애 첫 마라톤을 완주하고 난 후, 자신에의 대견함, 살아있음의 기쁨과 충만함을 느꼈다면 뉴욕마라톤을 달리면서, 그리고 달리고 난 후, 나를 나되게 해주는 이들; 친구, 가족, 신앙 속의 절대자에의 감사를, 그리고 그 감사로 인한 삶의 의미가 가슴에서 불꽃같이 피어남을 느낄 수 있었다.

 

모든 러너들에게 주어지는 각 마라톤의 의미, 완주한 모두에게 승리의 월계관과 함께 주어지는 그 의미는 다른 아무것도 대신 할 수 없다.

인생의 축소판인 마라톤, 고통도 기쁨도 같이 어우러져 달림 속에서 같이하고 결국 그 모든 것이 합쳐져서 가시적으로 메달이라는 면류관이 주어진다.  그리고 그 면류관에 숨겨진 뜻은 어느 누가 바꿀 수도, 자신 이외에 온전히 해석할 수도 없다.

우리의 인생이 끝난 후 주어지는 인생의 월계관의 의미를 그를 주는 이와 받는 자만이 온전히 알 수 있듯이..

 

수많은 시민들, 경찰들, 발렌티어들, 그들 모두가 러너들을 왕같이 대한다. 그들도 달림이들의 고통과 싸움을 알고 존중하고 경외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마지막 지점에서 싸움이 끝난 모든 이들에게 진심으로 축하하는 마음과 존중함을 새삼 느낀다.

내가 나의 삶 속에서 무엇인가와 싸워나갈 때, 그 싸움을 지켜보고 응원하고 있는 이들이 있음도 직감적으로 느낀다. 그리고 감사한다.

친구라는 것, 우리가 세상의 보이는 싸움 뿐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싸움까지도 같이 나누고 격려하고 응원하는, 그런 친구가 진정한 친구임을 되새긴다. 나도 그런 친구가 되어야 함을

 

달리면서 내가 이세상에 호흡하고 있다는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이 깊은 곳에서 생겨나와 뜨거운 눈물로 솟구침도 느꼈다.

십여년전, 불치병에 걸려 있을 때, 처음, 마음으로 대면한  예수님의 손길을 세월 속에서 경험하다가 결국은 그 사랑을 이 뉴욕이라는 찬란한 도시에서 달리면서 확인하고, 그에 감격해 뜨거운 눈물을 쏟은 마라톤; 내 생애에 지울 수 없는 가슴의 흔적을 만든 마라톤이었다.

 

가슴의 흔적들, 

마라톤이라는 매개체, 그를 통하여 내가 삶 속에서 기쁨을 느낄 이유와 방법을 그리고 그 결과를 확실하게 깨달음에 감사한다.  내가 싸워야할 싸움이 무엇인지, 다시 확인하게 해주고, 싸워야 할 이유를 알게 해 주고, 최선을 다한 그 싸움의 승자는 그 결과에 상관없이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 그리고 그 싸움은 바로 나 자신과 하는 것이라는 것..

최선을 다한 이에게 주는 월계관은 최선을 다하지 않은 이의 것과 그 모양은 같아도 그 담겨져 있는 것이 다를 수 있다는 것.. 

완주의 메달은  누군가가 주는 것이지만, 그 진실은 내가 나에게서 받는 것이라는 것.. 누구도 속일 수 없다는 것..

마라톤의 진실은 모두가 자신의 최선을 다한다는 것. 그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 이는 자신을 속이는 것. 러너가 아니라는 것.

늦고 빠르고, 나이가 많고 적고,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 

나의, 우리의 삶이 그렇다는 것. 그래서 그 결과와 무관하게 최선을 다하는 나의 삶과 아울러 친구들의 삶도 존중받고 칭찬받아야 될 이유가 충분하다는 것.  그 많은 것들이 뇌리를 스친다.  

그리고 내 가슴의 곳곳에 흔적으로 남는다.

 

스쳐가는 무수한 이들, 그들이 나를 환호해 주고 있음을 느끼고 우리 응원단이 어디엔가에 같이한다는 사실이 무한한 힘을 공급해 줌도 느끼고, 그리고 그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함도 느끼고..  사랑하는 가족들이 또 어딘가에서 바라보고 함성을 질러 준다는 것에 감격하고..

그것은 전체가 감격과 감동, 환희였다. .

 

신앙인으로서 하나님께,  가족의 가장으로, 일원으로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 우리 클럽의 멤버로서 모든 클럽 동료들에게, 나를 응원해 준 모든 친구들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순수한 감사와 사랑을 느끼게 해 준 뉴욕마라톤.. 그것은 전체가 결코 아무것도 대치할 수 없는  감격과 환희 그 자체였다. 

 

정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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