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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은 배우자를 어떻게 만날까?


CBS Broadcasting, Inc.
미국 시트콤 ‘내가 그녀를 만났을 때’의 한 장면. 테드(조시 래드너)와 그의 운명의 상대(크리스틴 밀리오티).

미국 현지 시간으로 3월 31일(월) 저녁, CBS의 장수 시트콤 ‘내가 그녀를 만났을 때(How I Met Your Mother)’의 주인공인 테드 모스비가 마침내 미래의 아내를 만난다. 장장 9시즌에 걸쳐, 테드는 (나이 든 테드가 화면 밖에서 내레이션 하는 형식으로) 자녀 2명에게 현재의 아내를 만나기까지 자신이 경험한 복잡하고 긴 연애사를 들려준다.

테드의 오디세이는 불발로 끝난 만남과 우연의 일치, 운명의 이끎으로 점철돼있다. 그는 20대와 30대 초반에는 싱글 라이프를 즐기며 맨해튼에서 건축가로 일한다. 이 시기에 테드(조시 래드너)는 운명의 상대와 만날 뻔 하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간다. 이제 테드가 아이들의 엄마를 만나기 일보 직전이다. (드디어 이번 시즌에야 크고 아름다운 갈색 눈이 매력적인 크리스틴 밀리오티가 테드의 운명의 상대로 등장했다.)

물론 시트콤이 사회 현실을 반영하는 정확한 축소판은 아니지만, 테드가 배우자를 찾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없을까? 현실에서 미국인들은 어떤 경로로 배우자를 만날까?

마이클 로젠펠드 스탠포드 대학교 사회학과 교수가 2012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이성애 커플 가운데 거의 30%는 친구의 소개를 통해 배우자를 만난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배우자를 만나는 주요 경로가 바로 친구의 소개였다. 그러니 테드가 조연인 친구들에 대해서 자녀들이 질릴 정도로 자세하게 늘어놓는 것도 일리가 있다.

우리가 형성하는 사회적 인맥이 우리가 만나게 되는 평생의 반려자에 이토록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이유는 뭘까? 로젠펠드 박사는 “친구는 성인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내는 가장 가까운 존재이기 때문에 우리가 관심을 가질 만한 또 다른 친구를 소개해줄 가능성이 제일 높은 존재”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미국인들의 결혼 시기가 그 어느 때보다도 늦어졌기 때문에 미국인들은 짝을 찾는 시기에 부모보다는 친구와 함께 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테드와 달리, 많은 미국인들은 직장에서 배우자를 만난다. 이 같은 현상은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진 1960년경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2005년에서 2009년 사이에 짝을 찾은 미국인들 가운데 약 10%는 직장에서 또는 직장동료를 통해서 배우자를 만났다고 로젠펠드 박사는 말했다. 1990년에는 이 비율은 약 20%에 달했다.

CBS Broadcasting, Inc.
미워할 수 없는 바람둥이, 바니(닐 패트릭 해리스)

직장 또는 직장동료를 통해 배우자를 만난 비율이 낮아진 이유는 뭘까?

인터넷이 배우자를 만나는 경로로서 가족과 학교뿐만 아니라 동네와 친구, 직장까지 대체한 것이 한 가지 이유라고 로젠펠드 박사는 분석했다. 그는 배우자와 처음 만난 장소가 오프라인이 아니라 온라인인 미국인이 4명 중 1명 꼴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데이트 사이트인 매치닷컴이 등장한 것이 1995년 4월의 일이다. 그로부터 1년 6개월이 지나자 사용자는 10만 명을 기록했다. 현재 사용자는 190만 명에 육박한다. 퓨리서치 인터넷 프로젝트가 2013년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혼으로서 짝을 찾는 미국 성인 10명 가운데 약 4명은 데이트 사이트나 데이트 앱을 사용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실을 반영한답시고 시트콤에서 테드가 ‘오케이큐피드’ 같은 사이트를 클릭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정말 지루할 것이다.)

하지만 다른 방면에서는 테드가 현실을 꽤 정확하게 반영한 것으로 입증됐다. 그는 누구에게나 소울 메이트가 있다고 믿는다. 2011년 마리스트 대학교가 45세 미만 미국인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거의 80%가 누구에게나 소울 메이트가 있다고 믿는다고 한다. 테드는 소울 메이트를 만나기까지 여자친구를 상당수 만났다. (이 시트콤 팬들이 제일 좋아하는 닐 패트릭 해리스가 연기하는 바람둥이 캐릭터 ‘바니’만큼 테드가 많은 여자를 만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데이터에 의하면 25세에서 44세 사이의 남자가 만나는 여자친구는 6명, 여자가 만나는 남자친구는 4명이라고 한다.

테드처럼 오늘날 젊은이들도 일찍 결혼하지 않는다. 퓨리서치센터가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 사이에 출생한 밀레니엄 세대를 대상으로 연구한 보고서에 따르면 18세에서 33세 사이의 미국인 가운데 기혼자는 2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X세대(1965년에서 198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 중에서 18세에서 33세 사이에 결혼한 상태였던 비율은 36%다. 베이비붐 세대(1946년에서 1964년 사이에 출생한 세대) 중에서 18세에서 33세 사이에 결혼한 상태였던 비율은 거의 50%에 가깝다.

‘내가 그녀를 만났을 때’는 등장인물들이 각자의 배우자를 만난 상태에서 종영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현실 속 미국인들의 운명은 시트콤처럼 밝지는 않다. ‘이제는 과거가 돼버린 결혼(Marriage, a History)’의 작가인 스테파니 쿤츠는 “대다수 인구통계학자들은 미국인들 가운데 약 15%는 끝내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1950년대와 1960년대 초반에 이 비율은 5%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메릴랜드 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인 필립 코헨은 2012년 결혼한 사람들 가운데 절반가량은 이혼하게 된다고 내다봤다.

여기까지가 현재의 결혼 풍토다. 미래의 결혼은 어떤 모습일까? 테드의 자녀들은 기술의 놀라운 발전에 대해 얘기하게 될지도 모른다. 2013년 퓨리서치 센터가 발표한 논문을 보면 ‘틴더’와 같은 데이트 앱을 사용해본 성인은 전체에서 3%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수치는 앞으로 증가할 것이다.

그 이후의 미래로 한 발 더 나가볼까? 빅데이터에 관한 신간 서적을 공동 집필한 케네스 쿠키어는 어디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어디에서 쇼핑을 하는지 보여주는 서드파티 데이터를 통해 미래의 배우자를 만나는 날이 곧 도래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어쩌면 배우자로서 궁합이 잘 맞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측면은 ‘몇 시에 물건을 구입하는가’처럼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지점일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이제 빅데이터를 활용해 배우자를 만나는 내용의 시트콤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글래머’지 기자 출신인 모라 켈리는 ‘사랑에 관한 야단법석: 우리가 좋아하는 소설이 우리에게 안겨주는 데이트 기대치와 그렇게 위대하지 않은 개츠비, 인터넷 시대의 사랑’이라는 책을 출간한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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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환 2014.03.31 11:43
    동서를 막론하고 눈에 많이띄면 되는겁니다 .
    한마디로 눈맞는다고나 할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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