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이 된 러너 카나구리 시조 |
세계최저기록 남긴 日마라톤 대부 |
54년 8개월간 끝나지 않은 마라톤 한편 대회 주최 측은 기권하지도 완주하지도 않은 일본 선수 카나구리 시조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고심했다. 레이스 도중 허기를 달래기 위해 농가로 찾아들어간 뒤 그 길로 레이스를 중단하게 됐다고 판단했지만 어쨌든 운영요원이나 심판이 정황을 확인한 바가 없기 때문에 ‘기권’으로 처리할 근거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주최 측은 그를 레이스 중 ‘행방불명’으로 처리했다. 귀국한 카나구리 시조는 스웨덴 올림픽의 아픔을 잊고 다시 훈련에 매진했다. 그리고 1920년 벨기에에서 열린 안트베르펜(앤트워프)올림픽에 참가해 16위에 올랐다. 그는 1924년 파리올림픽에 참가(기권)한 뒤 선수생활을 마감하고 후진양성에 매진했다. 선수시절 못 다 이룬 꿈을 보상받기라도 하듯 일본 마라톤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데 열정을 쏟았다. 1967년 3월. 노년이 된카나구리 시조에게 스웨덴올림픽위원회가 초대장을 보내왔다. 올림픽 개최 55주년 기념행사에 와달라는 내용이었다. 초대장에는 ‘당신은 마라톤 경기에서 행방불명이 되었으므로, 골인하러 와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올림픽 기록에서 ‘기권’은 있어도 ‘행방불명’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이제라도 경기를 마쳐야 한다는 것. 이 초대에 응한 카나구리 시조는 75세의 노구를 이끌고 다시 주로에 섰다. 올림픽위원회는 그의 나이를 감안해서 트랙 한 바퀴를 도는 것으로 완주를 인정해주기로 했고, 양복에 코트를 걸친 카나구리 시조는 환한 웃음을 지으며 결승 테이프를 끊었다. 장내 방송은 “일본의 카나구리 선수가 54년 8개월 6일 5시간 32분 20초 만에 지금 막 골인했습니다. 이로써 제5회 스웨덴 스톡홀름 하계올림픽대회의 전 일정을 모두 마치겠습니다”라고 감동적인 종료 선언을 들려주었다. 카나구리 시조의 이 역사적인 골인은 올림픽 마라톤사에 수많은 기록을 남겼다. 전무후무한 마라톤 최저기록, 최고령 마라톤 완주선수, 정장 차림에 코트를 입고 결승점을 넘은 선수, 다섯 명의 손자를 둔 할아버지 선수 등 절로 입가에 웃음이 번지는 기록들이다. 평생을 마라톤 발전에 헌신한 국민영웅 카나구리 시조는 일본인들에게 ‘일본 마라톤의 아버지’로 불린다. 오늘날 세계적인 수준에 이른 일본 마라톤 기술의 기초를 만든 인물로, 신년 최대 스포츠행사 ‘하코네역전마라톤’의 창시자로, 마라톤 신발의 진보를 앞당긴 장본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1984년 11월 13일 9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지만 사후 26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사람들은 그를 기억하고 추모한다. 그의 인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오사카 중앙구에 위치한 일본 최대크기의 제과회사 광고판인데, 1935년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교체되지 않고 광고모델로 쓰이고 있다. 그는 만년에 고향 쿠마모토현에서 여생을 보냈는데, 쿠마모토현민종합운동장의 애칭인 ‘KK 윙’은 그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
과거 일본의 마라톤 선수들, 혹은 일제시대 우리나라 선수들(손기정 등)의 과거 사진을 보면 앞쪽이 갈라진 독특한 형태의 신발을 신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의 전통 버선(혹은 실내화) ‘다비(足袋)’를 마라톤에 적합하도록 만든 ‘마라톤 다비(マラソン 足袋)’다. 아시아 마라톤의 비밀병기로도 불렸던 이 독특한 신발이 카나구리 시조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일본 육상 초창기 선수들부터 우리의 국민 영웅 손기정 선생까지 신고 뛰었던 마라톤 다비에 대해 알아보자. |
2011.01.13 07:17
세계최저기록 보유자 카나구리 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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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앗습니다.
때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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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니다